카테고리 없음

[스크랩] [아침-출21(4)]장미 한 다발로는 안돼지

peterpa 2007. 11. 7. 21:00

12월5일, 결혼기념 22주년째 되는 날이었다.

저녁에 들어오면서 장미 한 다발을 샀다.

환해지는 그녀의 얼굴이 장미보다 예뻤다.

겨우 몇푼짜리 장미송이로 이렇게 기쁨을 줄 수 있다면

좀 더 자주 사서 들고 올 일이다.

 

오늘은 아내를 생각하면서 여자문제를 묵상하게 된다.

본문에 히브리 여자들이 종이 되는 경우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히브리인 남자가 종이 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히브리인 여자가 종이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될 것이다.

 

그런데 남자에 대한 배려와 여자에 대한 배려에 차이가 있다.

 

"사람이 그 딸을 여종으로 팔았으면

 그는 남종같이 나오지 못할찌며"(출21:7)

 

남자종이 7년째되는 해에 값없이 해방될 수 있겠노라고 한 것과 대조하면

여자종에게는 이런 자유가 주어지지 않는다.

뭔가 불공평함이 있다. 그 불공평함에 대해서 나는 남자면서도 불편해 진다.

 

왜 공평치 못하고, 왜 나는 그것에 대해서 불편해지는가?

 

자기 딸을 여종으로 판 그 사람은 자신을 종으로 팔게 되는 것일까?

자기는 종이 되지도 않으면서 딸만을 팔아버리게 되는 것일까?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를 내다 보면서 이런 율례를 선포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비젼은 무엇일까?

그 분에게는 미래도 현재인데, 도대체 무엇을 보시고 계셨던 것일까?

 

물론 8-11절에서는 이 종이 된 여자가 해방될 수 있는 조건들이 나열되고 있다.

종이 되는 것보다 해방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

 

문제는, 그 모든 것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왜 7년이 되는 해에 남자종은 해방될 수 있는 반면에, 여자종은 해방될 수 없는가 하는 것이다.

 

혹시, 이 여자종이 해방되는 조건들 속에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이 암시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고 보니, 이 여종은 단순한 '종'이 아닌 것 같다.

육체적 노동에 종사하는 그런 '종'이 아니라,오히려, '성'(sex)와 연관성을 갖고 있다.

 

"만일 상전이 그를 기뻐아니하여 상관치 아니하면

 그를 속신케 할 것이나

 그 여자를 속임이 되었으니 타국인에게 팔지 못할 것이요"(8절).

 

그렇다고 해서 '섹스' 그 자체가 목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아래와 같은 조건들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그를 자기 아들에게 주기로 하였으면 그를 딸같이 대접할 것이요

 만일 상전이 달리 장가들찌라도 그의 의복과 음식과 동침하는 것은 끊지 못할 것이요"(10절)

 

이런 구절들을 보면, 여자가 '종'이 되는 경우는,

'종'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첩'으로 들어가는 경우를 연상시킨다.

그렇다고 보면, 야훼는 지금 새로운 가나안땅에서 이뤄질 사회의 모습 속에서

축첩제도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것도 냉엄한 현실주의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이런 현실주의로 그 당시의 고대근동사회의 일반적인 축첩제도를 비판하면서, 또한 동시에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이었을까?

 

'첩'으로 삼는 일은 있어도 '종'으로 삼지는 말아라 - 이런 것일까?

그렇다면 아예 히브리여자는 일반적인 의미로서의 '종'이 되는 경우는 없는 것일까? 

여자가 '종'이 되는 경우가 생긴다 하더라도 '종'으로서 보다는 '첩'으로서 대우하라는 뜻일까?

 

그렇다면, 남자도 종이 되는 경우가 있고, 여자도 종이 되는 경우가 있을 터인데,

여자가 종이 되는 경우가 있게 된다면, 그 여자를 '종'으로 보다는, '첩'으로 여겨라는 말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왜 7년이 되는 해에 해방되어서는 안되는가?

 

여기에 긴장이 있다.

 

여자가 주인과의 관계에 들어서게 되면 그 관계는 영원한 관계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잔혹하게 대해서는 안된다. 그녀는 귀를 뚫는 예도 주어지지 않는다. '종'(혹은 '첩')이 된다는 것 그것 자체가 귀를 뚫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심상치가 않다. 이 관계를 좀 더 파고 들어가 봐야겠다.

 

테이블에 놓여 있는 화병의 장미꽃들이 더욱 환하게 피어 오른다.

 

출처 : ImagoDei
글쓴이 : Horace 원글보기
메모 :